[도서]갈림길 앞에 선 당신에게

제임스 힐먼,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신숙희 기자 컬처리뷰 송고시간 2013/04/16 00:00:00 최종 업데이트 2013/04/20 00:00:00
<제임스 힐먼,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연합경제]누구나 갈림길 앞에서 방황하는 때가 있다. 이때 수호천사가 나타나 당신의 길은 저쪽입니다라고 속 시원하게 방향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선택의 순간에서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직관에 의해 그래, 나는 이 일을 해야 해. 나는 이걸 가져가야만 해.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생각들이 강렬하게 떠오른 적은 없는가? 이 생각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떠오른 생각을 철회한 적은 없는가 

이럴 경우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운명의 부름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원형심리학과 도토리 이론의 창시자인 제임스 힐먼 교수이다 

힐먼 교수가 창시한 도토리 이론에 따르면 모든 개인은 하나의 규정된 이미지를 갖고 태어났다고 한다. ‘삶이란 어떤 것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도토리는 씨앗에 불과한 작은 시작이 아니라 그 안에 나무를 배태한 이미 완결된 운명을 의미한다.(56) 

작은 도토리는 숲을 이루는 거대한 상수리나무를 품고 있다. 상수리나무는 도토리의 미래이고 즉 개인의 미래이다. 그러므로 '내 목적은 나 이전에 존재했다. 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태어났다.'

쉽게 말해 선택의 순간, '내가 꼭 이걸 해야만 한다는' 강렬한 끌림이 있다면 운명의 부름이 내 안에 내장된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셈이 된다.

견고한 사회시스템 안에 사육된 현대인 중 그런 운명의 부름을 알아차리는 이가 얼마나 될까? 설령 들었다 할지라고 갈림길에 섰을 때 안전한 현실을 배제하고 직관을 따르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가 

힐먼 박사는 운명의 부름앞에 서서 망설이는 현대인들에게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존재하는 방식이라고 충고한다. 인식하는 방식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삶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강조한다삶과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당신은 바로 당신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이때 '방식(how)'은 중요한 용어다. 이 용어는 습관적으로 '행동이 이루어지는' 모습 그대로의 삶을 당신 이미지의 부름으로 연결시킨다. 그렇다면 헤라클레이토스는 최초의 행동주의자일까? 그래서 "습관을 바꿔라, 그러면 성격이 바뀌고, 따라서 운명을 바꾼다"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본문 145) 

도토리 이론에 따르면 '예정된 모델이 내 안'에 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운명의 부름을 믿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예정된 미래와 만날 수 있다. 이런 추진력의 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그날 그날의 행동이다. 행동이 모이면 습관이 되고 습관은 성격을 바꾸고 운명을 창조한다. 그러므로 지금 내딛는 작은 발걸음, 작은 행동에는 이미 미래까지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는 제법 두꺼운 책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정독했다. 혹자들은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이 책에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는 기존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인간'이라 불리는 '나'라는 작은 도토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두운 밤 책을 덮고 스탠드를 끈다. 머리맡으로 한 줄기 빛 같은 문장과 봄날 아지랑이 같은 것이 뒤섞여 지나간다.

나는 원래부터 이곳에 존재하게 되어 있었음을, 다시 말해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마음이 시키는 대로  믿고 나아간다면 안에 잠자는 완성된 운명인거대한 상수리나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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